아내가 남편이 집을 비운 사이에 다른 남성을 끌어들여도 해당 남성을 주거침입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2021년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37년 만에 주거침입 법리를 바꾼영향으로 1, 2심의 판결이 바뀐 셈이다.
불륜남 주거침입 1, 2심 깨고 대법원에서 무죄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주거침입 등의 혐의로 기소된 남성 A씨에 대해 무죄 취지로 사건을 파기 환송한다고 2022년 2월 1일에 밝혔다.
A씨는 2018년 12월 새벽에 불륜 관계인 여성의 집에 성관계를 목적으로 들어간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여성의 남편은 집을 비운 상태였다. 검찰은 "남편이 집에 없었더라도, A씨로 인해 남편의 '주거의 평온'이 깨졌다"고 보고 주거침입 혐의로 기소했다.
1, 2심 재판부 역시 이를 받아들여 유죄로 판단했다. 1심에서는 A씨가 남편에게 모욕성 문자를 보낸 것에 대해서도 정보통신망법 위반으로 보고 징역 2년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주거침입죄만을 인정해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었다.
공동 거주자 중 한 사람 승낙받고 통상적 방법으로 출입한것
그러나 대법원은 A씨에게 주거침입죄를 적용할 수 없다고 봤다. 2021년 9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공동 거주자 중 한 사람의 승낙을 받아 통상적인 출입 방법으로 들어갔다면, 다른 거주자의 추정적 의사에 반하더라도 주거침입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이는 앞서 집에 없는 공동 거주자의 '주거의 평온'을 폭넓게 해석하던 기존 법리를 변경한 것이다.
이로 인해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 비슷한 사건들에 대해 무죄 선고가 이어졌고, 대법원은 A씨 사건 역시 주거침입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봤다. A씨는 아내의 허락을 받고 통상적인 방법으로 집에 들어간 만큼, 남편의 의사와 다를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침입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취지이다.
모욕 문자에 분노만 일뿐 공포나 불안감 유발안돼 무죄
이와 더불어 A씨가 불륜 관계 여성의 남편에게 42차례에 걸쳐 모욕성 문자를 보낸 혐의는 무죄가 확정됐다. A씨는 2019년 불륜관계가 적발되자, 남편에게 '걍 XX 접시물에 코 박고' 등 문자를 보내 정보통신망법 위반으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정보통신망을 통해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는 문자 등을 반복적으로 전송해 처벌 대상이 된다고 밝혔으나, 2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해당 문자로 인해 주로 분노의 감정을 표시했을 뿐, 객관적으로 공포심이나 불안감이 유발되지는 않았다"고 보고 이를 무죄로 판단했다.
또한 대법원도 이 부분에 대해 2심 재판부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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