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9월 9일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가 개최한 공개 면접 '국민시그널'에서 후보들을 상대로 대표 공약 및 과거 정치행적 등을 검증하는 데에 면접관으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박선영 전 동국대 법학 교수, 김준일 뉴스톱 기자가 나섰다.
앞서 국민의힘 측은 마치 '학예회'같은 정책 발표와 2분여의 의례적 질의문답으로 경선 후보들에 대한 어떠한 이슈도 건지지 못하고 있었던 찰나에 화제성이 높은 진중권 전 교수 같은 인물을 경선 후보 면접관으로 초빙하여 일단은 이슈화하는 데는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사전 조율 없어 대응능력 판단 근거될 것
이날 면접에서는 경선 후보 12명 가운데 6명인 홍준표, 유승민, 최재형, 장성민, 장기표, 박찬주 후보가 면접을 치렀고 윤석열 후보를 비롯한 나머지 6명의 후보는 10일에 면접이 있을 예정이다. 사회자는 면접 시작 전에 "여기서 중요한 것은 '사전 조율이 전혀 없다'라는 점"이라고 강조하면서 "후보들의 위기관리 능력이나, 대응능력을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좌우 편승 없이 오로지 국민들을 위해 질문할 것
면접관 중 하나인 김준일 전 경향신문 기자는 "자신은 후보들과 이해관계가 전혀 없어서 초빙된 것 같다"면서 "이것은 국민의힘을 위해서도 후보를 위한 것도 아닌 국민들이 제대로 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하면서 "최대한 공격적으로 해서 맹탕 면접이 되기 않게 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원래 이 제안을 먼저 한 것은 민주당이었다"면서 "(제 질문과 공격에) 감당이 되겠느냐"라고 질문했더니 "감당할 수 있다고 했지만 취소되어 이 당(국민의힘)에 (면접관으로) 오게 되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최근 한 커뮤니티의 이름을 보았는데 그것은 '문제인의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를 경험하고 한번도 찍어주지 않은 당을 찍을까 고려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선거라는 것이 고정층을 포함하여 중도층과 유동층을 사로잡는 게임인데 현재 국민의 실망과 좌절 분노로 인해 정권교체의 사명을 요구하는 것 같다"면서 "(국민의힘에 있는) 이 후보들이 국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후보이길 바란다. 다소 무례하더라도 양해해달라"며 인사를 마쳤다.
박선영 전 동국대 법학교수는 "열흘 전 정년 퇴임 후 첫 번째 공개적인 활동이 오늘이다. 개인적으로 궁금했다. 저분은 왜 나왔을까. 저 분은 왜 정책이 저럴까. 하는 생각들을 했다"라고 하면서 "함께 하는 면접관이 누군지 알고 나서 하겠다고 승낙했다. 그냥 통과의례식의 쇼가 아니라 정말 재밌는 면접이 되겠구나라고 생각했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면접에서 홍준표 후보에게 2013년 경남지사 시절 진주의료원을 폐쇄한 것에 대해 "코로나 사태가 터지고 공공의료 기관이 지방에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어떻게 생각하냐"라고 하니 "진주의료원은 의료원으로서 기능을 상실해 정리했고 대신 마산의료원을 신설했다"며 "음압 병동 8곳을 새로 설치했는데 오히려 코로나 때 마산의료원의 덕을 봤다"라고 했다. 또한 면접관 3명은 홍 후보가 과거 여성을 비하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여성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 것이 이 때문이 아니냐고 다그쳤다.
김준일 기자는 최재형 후보에 대해서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한 것 같냐"라고 물었고 최 후보는 아니라고 답변했다. 이에 "만약 최 후보가 대통령이 되었을 때 임명한 감사원장이 중도에 나와서 최 정권을 심판하겠다고 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라고 물었고 최 후보는 "재직 중에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거나 감사를 했는지의 여부를 살펴봐야 할 것이다"라고 했으며 "탈원전 감사에서의 정치적 중립성 훼손 문제에 대해서도 저는 (중립성 훼손이 아니라고) 자신 있게 말씀 드릴수 있다"라고 답변하기도 했다.
진중권 전 교수는 최재형 후보에게 "파도 파도 미담이 나온다"면서 "그런데 가족모임에서 애국가 제창은 낯설게 느껴졌고 가부장적인 것 같다"라고 하자 "나라 사랑하는 마음으로 했다라고 이해해달라. 나라에 대한 고마움을 표하자라는 마음에 선친의 제안으로 명절에 몇 번했다"라고 답했다. 또한 진 전 교수가 "중도층을 공약할 것이라 여겼는데 '울트라 라이트(극우적 성향) 쪽이다'라고 할 정도로 시장만능주의적 경향이신데 작은 정부론은 낡은 구호가 아닌가"라는 질문에 "전체적으로 작은 규모 정부라도 스피디하게 대응해 사회 변화에 적응할 수 있게 하겠다"라고 답했다.
이 날 면접에 참여했던 후보들은 면접관들의 직설적 질문에 당황해하거나 적극 반박 혹은 해명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며 홍 후보의 경우에는 진주의료원 폐쇄 정당성과 공공의료 약화 가능성에 대해 지적이 이어지자 "자꾸 좌파적 사고로 주장한다"며 볼멘소리를 하기도 했다. 또한 장성민 전 의원은 "이렇게 혹독한 시험장에 서는 건 처음"이라고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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