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챔피언 복서가 여성 가슴 추행 CCTV찍혀도 발뺌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이자 세계 챔피언 타이틀까지 보유했던 전직 프로권투 선수가 여성을 강제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

 

강제추행 혐의 징역 6월

2021년 11월 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 20 단독 임광호 부장판사는 전 권투선수 문(58)씨의 주장을 배척하고 강제추행 혐의를 인정해 징역 6월을 선고했다. 

 

전직 복서 문성길

 

그는 지난 6월 서울 강남의 한 음식점에서 피해 여성을 비롯한 여러 지인들과 식사를 하던 중 문 씨가 피해 여성의 가슴을 만진 혐의를 받았다. 그리고 9월에 열린 첫 재판에서 문 씨는 "신체를 접촉한 사실이 없다"라고 끝까지 부인했으나 사건 당일 모습이 고스란히 담긴 CCTV 영상이 증거로 제출되었다. 법원의 이 영상을 비공개로 재생해 조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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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나를 때리려해 방어한 것

증거 영상이 제출되자 문 씨는 "여성이 나를 때리려고 해서 방어한 것"이라고 주장했고 이에 재판장은 문 씨에게 "가슴 쪽으로 손이 왜 갔느냐"라고 묻기도 했다.

 

영상에는 피해 여성이 웃으며 문 씨의 어깨를 치자 왼손을 뻗어 여성의 가슴을 만지는 장면이 담겨있다. 이어 피해 여성이 순간 놀라면서 팔을 쳐내고 어이없어하는 표정으로 주변의 동석자들을 바라보는 모습이 촬영되었다.

 

전 복서가 가슴을 만지는 모습이 그대로 찍힌 영상 캠쳐, 출처 - 중앙일보

 

CCTV에 찍힌 추행과 여성의 생생한 진술

문 씨는 수사기관에서부터 법정에서까지 줄곧 추행 사실을 부인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반면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부터 문 씨를 만난 과정과 경위, 피해 직후의 상황, 진술이 실제가 아니라면 알 수 없는 정보도 설명하고 있어서 CCTV 영상과 종합했을 때 문 씨에 대한 공소사실은 모두 유죄로 인정할만하다고 판결했다.

 

임 부장판사는 "동종 범죄 전력은 없지만 공개된 장소에서의 거리낌 없는 범행으로 죄질이 나쁘다"라고 판시했다. 또한 "증거가 명백한데도 불구하고 불합리한 진술을 이어가며 반성의 태도가 없는 점, 피해자를 회유하고 사건을 덮으려고 하는 등 2차 피해를 가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등을 고려해 징역 6월의 실형을 선고한다"고 했다.

 

문성길 씨는 1963년 전남영암 출생으로 제9회 뉴델리 아시아경기대회 복싱 밴텀급 금메달(1982), 제4회 서울 월드컵국제대회 밴텀급 금메달(1985), 체육훈장 백마상(1986)을 수여한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