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 폭행 이용구 전 법무부차관 범행부인

 

음주 상태로 택시 기사를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이 2022년 3월 15일에 열린 재판에서 "만취상태로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극히 미약한 상태였다"면서 혐의를 부인했다.

 

 

이용구 전 차관 만취로 상황 인식못한 상태

이 전 차관은 15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2부(재판장 조승우)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 참석했다. 재판정에서 이 전 차관 측 변호인은 "피고인은 자신이 어디 있었는지, 상대방이 누구인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차량이 운행 중이었는지조차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술에 취한 상태였다"라고 했다.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 출처 - 오마이뉴스

 

 

이 전 차관이 택시 기사를 폭행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사건 당시 만취해 택시 기사가 '운전자'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운전자 폭행 혐의를 부인하기 위한 취지이다.

 

특가법 제5조의10에 의하면, 운행 중인 운전자를 폭행하거나 협박한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블랙박스 삭제요청한건 맞지만 기사가 자발적 삭제한것?

변호인은 이 전 차관이 택시 기사에게 폭행 장면이 담긴 블랙박스 동영상을 삭제해달라고 요청한 혐의에 대해서도 사실 관계는 인정했다. 다만 "조사중 (택시 기사가 자신의) 거짓말이 탄로날까봐 자발적 동기에 의해 삭제한 것"이라면서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사건 이후부터 자신의 행위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 상 '운전자 폭행'에 해당한다는 것을 이용구 전 차관이 알고 있었다는 내용이 이 전 차관의 공소장에 담긴 것으로 2022년 3월 2일에 확인되었다.

 

또한 특가법 적용을 피하기 위해서 폭행을 당한 택시 기사를 이틀 연속으로 회유했다고 검찰은 공소장에서 밝혔다.

공소장에 따르면 2020년 11월 6일 밤 자신의 아파트 앞에 정차한 택시 안에서 운전석에 앉은 택시 기사 A씨의 목을 움켜잡았다. "XX놈의 XX"등 욕설을 하는 장면도 택시 블랙박스에 찍혔다.

 

 

블랙박스에 담긴 이용구 전 차관의 차내 폭행장면, 출처 - SBS

 

 

그리고 폭행 이틀 뒤인 8일에 이 전 차관은 A씨를 만나 사과하고 합의금 조로 1000만원을 송금했다. 또 같은 날 A씨에게 전화를 걸어 "(폭행) 영상을 지워주시면 어떻겠나"라고 부탁했다.

 

하루 뒤인 9일 오전 8시 18분쯤 이 전 차관은 A씨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 "운전석에 앉아 있는 상태에서 폭행이 이뤄지면 특가법상 운전자 폭행이 될 수 있다. (차에서) 내려서 깨우는 과정에서 (단순) 폭행을 당했다고 말해줄 수 있나"라는 취지로 부탁했다.

 

이는 특가법상 운전자 폭행은 법정형 '5년 이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 벌금'인 반면, 단순 폭행은 '2년 이하 징역' 혹은 500만원이하 벌금'이고 피해자가 원치 않으면 처벌도 피할 수 있다. 이 전 차관은 이러한 형사 입건과 처벌을 면하기 위해서 피해자에게 거짓 진술까지 요구한 것이다.

 

또한 사건 발생 직후 택시 기사의 신고로 경찰에 사건이 접수됐으나,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하고도 경찰은 단순폭행으로 처리하고, 택시 기사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이유로, 이를 내사 종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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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사종결됐다가 재수사 뒤 자리에서 물러나

이 전 차관이 2020년 말 차관직에 임명된 뒤 한 언론사의 보도로 해당 사건의 재수사가 이뤄졌고 이 전 차관은 2021년 5월, 임명 6개월만에 자리에서 물러나, 9월에 재판에 넘겨졌다.

 

이 전 차관은 사건발생 10개월 만에 특가법상 운전자 폭행과 증거인멸 교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고, 현재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사건 직후 블랙박스 동영상을 보고도 이를 확보하거나 분석하지 않고 단순 폭행죄로 정리한 뒤 내사 종결하고 보고서를 작성한 혐의로 함께 기소된 전직 서초 경찰서 경찰관 B씨 측도 이날 재판에 출석해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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