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언론 성향의 오마이뉴스에 소속된 18명의 기자들이 윤석열 후보의 아내인 김건희 씨에 대한 과거 이력 의혹에 대해 받아쓴 자사 보도를 비판하고 나섰다.
오마이뉴스 기자18명의 성명서
2021년 12월 7일 구영식 오마이뉴스 기자는 "김건희 '쥴리' 실명 증언 등장... '97년 5월 조남욱 회장 연회장에서 만났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작성했는데 이는 전적으로 친민주성향의 유튜브 채널인 '열린공감TV'가 전날 단독 공개한 인터뷰를 토대로 정리한 내용이었다. 즉 전혀 사실관계에 대해 취재는 하지 않고 한 유튜브 채널에서 진행된 인터뷰를 근거로만 그대로 옮기는 식의 보도를 한 것이다.
해당 유튜브 채널은 과거에도 김건희 씨가 예전에 만났다고 추측하는 한 법조인의 90여세가 되어가는 어머니를 찾아가 '점을 보고 싶다'며 집안에 들어가서 대화를 가장한 인터뷰를 하는 등 문제를 일으킨 적이 있다.
이번에는 80여세의 안해욱 전 대한초등학교태권도협회 회장과 만나 인터뷰를 했는데 그의 말에 따르면 "나는 라마다 조 회장 VIP룸에 초대되어 쥴리에게 접대받았다. 김건희 씨가 '쥴리'라는 예명으로 술집을 출입했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한 개인의 일방적 주장만을 받아쓴 기사
이런 내용을 가감없이 받아써 기사화한 자사 기자의 보도로 인해 오마이뉴스 기자 18명은 12월 10일에 이것이 부적합하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한 것이다.
이들은 "이번 열린공감TV 인용 보도는 보도 내용부터 과연 공직후보자 검증에 필요한 사안인지 의문이 들고 있다"면서 "'나는 쥴리가 아니다'란 김건희 씨 말의 진위를 살피는 일이 공직후보자 가족의 도덕성 검증이라 하더라도, 민감한 사안에 관해서 한 개인의 일방적 주장만을 받아쓰는데 그친 기사였다"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진위여부를 떠나 술집여자는 대통령배우자감이 아니다라는 취지
이어 "이 기사가 정말 말하고 싶던 것은 '술집여자였던 김건희는 대통령 배우자감이 아니다'라는 이야기가 아니었습니까? 그것이 진의가 아니더라도, 이미 이 기사의 의도는 그렇게 소비되고 있지 않습니까?"라고 반문했다.
접대받았다 주장하는 제보자1인의 진술뿐
또 이들은 "보도 방식 또한 납득이 가지 않는다. 기사 속에서 '쥴리가 김건희다'라는 주장을 증명할 수 있는 것은 접대받은 당사자라고 주장하는 제보자 1인의 진술뿐이다"면서 "이를 뒷받침할 또 다른 진술이나 출입 기록 내지 사진 등의 다른 증거는 제시되지 않았다.
나아가 해당 제보자는 방송 말미에 자신이 이재명 후보에게 태권도를 지도한 인연을 언급하기도 했다"면서 이 후보와 관련된 제보를 하는 것이 신빙성을 더 떨어지게 한다는 취지로 해당 발언을 덧붙였다. (사실상 불우한 어린 시절을 늘 강조해오던 이재명 후보가 형편이 어려워서 공장을 다니던 시절에 맞고 다닌다고 어머니가 돈을 들여 태권도를 가르치려 했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상황인 것이다.)
제2의 생떼탕이 될 것인가?
이와 같은 논란으로 인해 진중권 전 동양대교수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죽하면 오마이뉴스 기자들마저. 이재명 지지자들이 자멸의 길로 걸어 들어가네요. 서울시장 선거 때도 스스로 냄비 속으로 들어가 오세운 시장이 드실 생태탕이 되더니"라며 비꼬기도 했다.
즉 서울시장 보궐 선거당시 오세훈 후보를 두고 '생태탕'논란을 불러일으켰으나 오히려 민주당 측의 생떼에 가까운 논리로 비난과 조롱만 받았던 일을 거론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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