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시각 2021년 8월 15일에 이슬람 무장단체 조직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정권을 붕괴시키고 수도인 카불을 장악했다. 이로써 2001년 시작된 아프가니스탄 전쟁은 20년 만에 베트남 전쟁에 이어 미국의 '실패한 전쟁'으로 끝을 맺게 되었다.
미군 철수 시작 3개월 만에 점령
그들은 아프간 대통령궁을 점령한 뒤 "전쟁은 끝났다"라고 하면서 승리를 공식 선언했는데 이는 미국이 아프간 주둔을 철수하기 시작한 지 3개월 만에 일어난 일이다. 2021년 5월경 미군이 철수를 시작할 때부터 탈레반측은 급속도로 자신들의 세력을 확장시켜 주변 도시들을 하나씩 함락한 후 수도까지 진입한 것으로 알려진다.
표면상으로는 아프간 정부군이 미군의 최신 무기로 무장해 탈레반의 전력을 압도한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탈레반이 빠른 시일에 승리를 거머쥔 이유는, 미군 철수로 인해 군병력의 사기가 떨어진 것과 함께, 아프간 지도층의 분열과 부패, 임금을 받기 위해 실제 군병력보다 많이 등록하여 '유령 병사'가 많았고 이를 잘 아는 정부군 장교들이 탈레반측에 소극적 대처를 한 데서 기인한다고 전해진다.
수도 카불에 쉽게 입성한 탈레반은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이 도피하고 버려진 대통령 궁도 쉽게 장악했다. 그들은 8월 15일에 알자지라 방송을 통해서 "아프간에서의 전쟁은 끝났다. 통치 방식과 정권 형태가 곧 정해질 것"이라고 하면서 "주민과 외교 사절의 안전을 지원한다고 보장한다. 모든 아프간 인사와 대화할 준비가 됐고 필요한 보호를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탈레반의 카불 진입에 밤에는 곳곳에서 폭발음과 총격소리가 이어졌고 카불 국제공항은 아프간을 탈출하려는 수만 명의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혼돈 상태였으며 카불 시내 곳곳에서는 현금을 인출하려는 사람들로 인출기 앞은 북새통을 이뤘다.
또한 미국이나 영국측은 현지 주재 대사관에서 일하는 자국의 외교관들을 아프간 밖으로 대피시키며 악용될수 있는 민감한 문서나 물품을 파괴하라는 임무도 하달했다고 한다.
탈레반 측은 '과도 정부' 수반에 알리 아흐마드 잘랄리 전 아프간 내부장관을 임명했다. 내무장관 대행은 "현 행정부를 '과도정부'로 전환하고 이후 평화롭게 탈레반에 정권을 이양하겠다"라고 했다며 외신들은 전했다. 얼핏 보기에 유화정책으로 정권을 이양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지만 일각에서는 국제적인 시선을 의식해서 그렇게 한다는 의견이 있다.
국민을 위한 망명이라는 명분
한편 탈레반의 수도 입성에 부리나케 몸을 피한 아슈라프 가니 전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은 자신의 망명에 대해 유혈사태를 피하기 위한 결정이었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만약 (자신이) 아프간에 남았다면, 수많은 애국자가 순국하고 카불은 파괴되어 6000만 명의 인명 피해를 낳았을 것"이라고 했다. 또한 "탈레반은 무력으로 아프간을 차지했다. 이제 국민의 명예와 재산 등을 보호할 책임이 있다"라고 하면서 "그러나 (탈레반은) 국민의 마음까지는 얻지 못했다. 역사상 폭력에 의존하는 누구도 정당성을 부여받지 못했다. 이제 그들은 새로운 역사적 도전에 직면할 것이며, 아프간의 이름과 명예를 지키지 않으면 다른 세력에게 우선권을 넘기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긴급히 대피를 하면서도 4대 차량에 실을 만큼의 현금을 가지고 떠나려다 모두 수송이 불가하자 일부를 남기고 떠났다고 한다.)
그러나 가니 대통령의 긴급 망명에 아프간 정부의 평화협상 대표인 압둘라 압둘라는 "아프간의 전직 대통령이 어려운 상황에 국민을 두고 떠났다"면서 "신이 그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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